'랜딩' 랜딩이란 스키, 점프를 한 뒤에 땅에 떨어지면서 취하는 동작으로 비행기 따위의 착륙을 의미하는 사전적인 용어이다. 혹은 파크루 기술 동작으로 우리는 착지라고 부른다.
'랜딩'은 언제부터인가 착지라는 개념이 아닌 마블과 DC와 같은 슈퍼히어로들의 착지의 대명사가 되었고 이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들어내는 아주 중요한 액션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슈퍼히어로 랜딩의 가장 시작은 어디서부터 일까?
랜딩의 시작
과거 슈퍼맨이나 여타 다른 히어로들은 부족한 기술력으로 와이어를 이용해 랜딩이라는 모습 보다는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표현할 정도로 오늘날과 같은 랜딩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랜딩의 자세가 시작된 것은 바로 영화 '터미네이터' 였는데요.
지금의 슈퍼히어로들은 하늘에서 강하게 떨어지면서 멋진 동작으로 랜딩을 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터미네이터'는 그냥 자세만 랜딩 포즈 자세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터미네이터'의 자세를 그대로 취하면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가미한 랜딩 액션의 시작이 바로 영화 '매트릭스'였습니다. '매트릭스'의 랜딩은 만화에서 가져온 동작으로 이미 슈퍼히어로 랜딩은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영화가 발전하며 사운드 울림 카메라 구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해가 커지면서 이런 영화의 착지들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법으로도 작용하였는데요. 바로 우리가 아는 랜딩의 시작이 바로 영화 '아이언맨'입니다. 현재 아이언맨하면 착지하여 랜딩 하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아이언맨의 랜딩은 교과서와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마블은 이런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토로, 헐크, 캡틴, 블랙위도우등 각 캐릭터의 정체성을 들어내는 랜딩 기법을 사용하여 캐릭터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망치를 중심으로 강하게 땅에 뿌리내리는 랜딩 하는 토르, 방패를 통해 충격을 흡수하거나 앞구르기를 통해 군인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캡틴 아메리카, 소리 없이 착륙하여 다리를 길게 뻗으며 마치 암살자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블랙위도우 그리고 두 손을 땅에 짚으며 짐승의 모습을 보여주는 헐크 등 다양한 랜딩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 토니스타크에게 강한 영향을 받은 만큼 이를 랜딩으로도 비슷하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영화가 이런 랜딩을 대놓고 비하하며 슈퍼히어로 착지라는 수식을 붙이며 대놓고 디스를 하기도 했고, 영화 '데드풀'에서 슈퍼히어로 착지라는 대사를 통해 랜딩은 이제 슈퍼히어로를 지칭하는 단어로 되었습니다.
랜딩은 무릎을 굽히고 한쪽 발과 한쪽 팔로 충격을 흡수시켜며 관절을 보호하는 자세인데, 신기하게도 이와 정 반대의 랜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슈퍼히어로가 있습니다. 바로 DC의 슈퍼맨인데요. 그는 지난 슈퍼맨의 영화들에서 땅을 집고 랜딩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슈퍼맨이 몸을 굽혀 다들 히어로들처럼 랜딩 하는 모습이 어색할 정도인데요. 어쩌면 이는 슈퍼맨의 강함을 증명하는 랜딩이 아닐까요?
플로렌스 퓨가 블랙위도우 랜딩을 싫어하는 이유
이번 영화 '블랙위도우'를 보신 관객이라면 기억될 장면 바로 옐레나 역의 플로렌스 퓨가 블랙위도우의 랜딩을 창피해하는 장면인데요. 이는 랜딩을 디스 하기보다 블랙위도우 자체를 디스 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영화의 후반 본인이 이런 자세를 취하면서 더욱 오글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는데요. 플로렌스 퓨는 왜 이런 랜딩을 싫어하는 것 일까요?
어쩌면 블랙위도우는 다른 어벤저스와는 다른 슈퍼히어로와는 거리가 먼 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더 나아가 영화에서 플로렌스 퓨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고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누나 블랙위도우는 세상을 지키는 어벤저스가 아닌 자신의 누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냥 가족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플로렌스 퓨의 시선에는 슈퍼히어로 랜딩 포즈를 하는 누나 블랙위도우가 멋지다라는 시선이 아닌 불안의 모습과 걱정의 시선이 뒤섞였다고 말 할 수 있는데요. 어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에서 인간에 불과한 블랙위도우가 엄청난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들과 함께하는 것이 플로렌스 퓨의 눈에는 불안하게 보였나 봅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다시 친해지는 부분이 바로 이런 플로렌스 퓨가 랜딩포즈를 따라 하며 놀릴 때이죠.
하지만 영화의 후반 조금은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스스로 블랙위도우를 따라 하면서 플로렌스 퓨 자신도 슈퍼히어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블랙위도우가 세상을 떠난 지금 이런 랜딩 장면을 통하여 새로운 히어로 새로운 블랙위도우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