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나홍진 감독 원안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신작 영화 '랑종'이 개봉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과 호불호가 있었고 영화가 개봉하니 많은 해석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영화를 보고 난 후 저의 개인적인 의견과 해석을 적은 글입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1. 전체 스토리(스포가득합니다)
영화는 '랑종' 무당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태국 샤머니즘에 대한 이야기로 간단하게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영화는 페이크 다큐의 방식 마치 실제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는 방식으로 마치 영화과 아닌 실제 사건인 듯 각 인물들을 인터뷰하거나 내레이션을 통하거나 자막을 통해 정말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것처럼 영화를 보여줍니다. 또한 파운드 푸티지 장르를 이용하여 영화의 모든 장면은 카메라맨들이 직접 들고 찍은 영상을 보여주거나 cctv 영상을 보여주면서 정말 실제상황인 듯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님이라는 주인공 랑종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사실 그녀의 가족에는 노이라는 언니가 있었는데 집안 대대로 신내림이 내려와야 했으나 노이는 랑종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불법적으로 개고기를 팔거나 교회를 다녀 다른 신을 섬기는 등 그들이 섬기는 바얀신을 거역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그녀는 일부러 랑종이 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자신의 동생 님에게 떠넘기면서 결국 '님' 랑종이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님의 집안의 모든 남자들은 좋지 못한 죽음을 맞이 했는데요. 조부는 공장 인부들에게 사망하고, 부친은 공장에 불을 질러 보험금을 타려다 들켜서 자살하고, 아들은 오토바이를 타다 사망했다고 나옵니다 (물론 오토바이로 사망한 것이 아닌 자살로 드러나죠)
님은 죽은 형부의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밍을 만났는데 죽은 형부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밍'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다고 대답하지만 그녀의 손이 '님'의 팔에 닿는 순간 이상한 기운을 감지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밍' 결국 제작진들도 밍이 이상하다는 것을 확신하고 그녀를 촬영하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것이 신의 대물림이라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신내림을 통해 '랑종'이 되어야만 하죠 하지만 '노이'는 자신의 딸이 랑종이 되는 것을 극히 거부했지만 사태의 심각성이 도를 넘어섰고 결국 신내림을 부탁하지만 '밍'은 이것은 대물림이 아닌 죽은 오빠 맥이라고 의심합니다. 사실 오빠 맥은 오토바이 사고가 아니라 자살을 한 것이었고 사실은 님과 맥은 서로를 사랑하는 근친상간의 관계였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이것은 신에 대한 또 다른 반역으로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속임수였습니다. '밍'안에 있는 것은 바얀신도, 맥도 아닌 또 다른 악귀들이었고 결국 '님'은 동료 퇴마사 '싼티'를 부르게 되고 퇴마의식을 진행하지만 사실 싼티도 대단한 퇴마사가 아닌 돈을 벌고 생계를 위한 퇴마사임을 보여주면서 그 또한 신에 대한 믿음은 크게 없는 무당임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노이는 님에게 바얀 신을 보았냐는 질문에 님은 보지는 못했지만 느껴진다는 대답만을 내놓죠.. 사실 그녀 또한 믿음에 대한 불확실을 가지고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님'은 퇴마 전날 의문스러움 죽음을 맞이하죠)
그리고 퇴마 당일 파란 트럭에 빨간색입니다라는 글자가 적인 트럭을 타고 퇴마의 장소로 향하는데 그곳은 바로 부친이 공장에 불을 질러 보험금을 타려고 했던 바로 그 폐공장으로 그곳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죽음을 맞이한 장소였습니다.
그곳에서 시작한 퇴마 그들에게는 규칙이 있었는데 절대 퇴마 전까지 '밍'을 방안에 가둬야 하고 아무도 퇴마가 끝날 때까지 이곳을 벗어나면 안 되지만... 결국 '밍'은 가족을 속여 방을 나오게 되고 퇴마는 실패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노이의 몸에 신이 깃들고 밍은 퇴마의 장소까지 도착하여 퇴마사들은 물론 가족들 그리고 vj들까지 모두 죽이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샤머니즘 그리고 빨간 차와 믿음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곡성을 제작했을 당시 나홍진 감독은 신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메시지가 너무나도 직접적으로 드러나면서 우리는 신에 대한 믿음과 의심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많은 의문점 중 몇 가지만 이야기하지면 일단 결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이싼타이 저주인형: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이 인형이죠 이싼타이는 노이 남편집안의 가문으로 이 집안은 온갖 악행을 저질러 왔고 그런 이싼타이 가문의 후손이 노이와 결혼하면서 결국 그 저주의 방향이 '밍'에게 향한 것입니다.
결국 '밍'의 몸속에는 이싼타이로 인하여 죽음을 맞이한 모든 영혼들이 깃들어진 것이죠.
2. 노이에게 깃든 것은 바얀신?: 이에 대해서 바얀신이 아니다 맞다의 해석은 굉장히 나뉘어 집니다. 저의 생각을 이야기 하자면 저는 바얀신이면서도 바얀신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바얀신이든 바얀신이 아니든 상관이 없다는 것이죠. 노이는 바얀신에게 반역적인 행위를 수없이 해왔습니다. 이런 실수를 용서 받기위해서 바얀신을 찾아가기도 했죠. 그러나 바얀신이 용서를 하든 용서를 하지 않았든 만약 바얀신이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선한 신이 아니었다면 노이는 결국 모두를 죽이게 할 존재인 것이죠.
그리고 노이가 불에 타 죽은 이유 또한 공장에 불을 질러 버린 부친의 행동이 그대로 노이에게 벌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과 해석은 아래에 있습니다)
3. 빨간 차: 일단 빨간 차에 대한 해석은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첫 번째로 빨간 차는 잡귀를 쫓고 좋은 일만 가득하게 해 준다는 미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퇴마를 잘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고 두 번째로는 바로 바얀 신입니다. 과거 태국에서 남자들은 집단적으로 의문의 죽임을 당하자 집마다 빨간 옷을 걸어두었죠 이 이유는 바로 빨간색은 여성을 상징하는 색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얀 신은 여성의 몸속에만 들어올 수 있죠.
만약 이를 싼티가 알고 일부로 한 것이라면 차에 탄 이들 모두 빙의가 되었다고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밍'은 물론 '노이'도 빙의가 되었고 싼 티 또한 죽음 직전에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모습을 본다면 어쩌면 싼티는 일부로 퇴마를 망치는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혹은.. 이싼타이 가문에 피해를 당한 선조들의 후손이 아녔을까요?
4.님의 죽음: 님은 마지막 인터뷰에서 자신도 신에 대한 믿음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끝이 납니다. 과연 그녀의 죽음이 불확실한 믿음의 결과였을까요?
이 영화에서는 모두 바얀신에 대한 과오가 있습니다. 랑종을 거부한 '노이' 그리고 이싼타이 가문의 악행들
생계를 위한 싼티의 행동들 신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 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모든 것을 의심과 믿음 사이에 방관한 vj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본 관객들 그들 모두 끔찍한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어쩌면 님의 죽음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여 스스로가 죽음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겠죠.
3. 믿음의 불확실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이 영화는 사실 불교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기독교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노이는 '랑종'이 되지 않기 위해 기독교를 믿고 교회를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예수는 이런 노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그녀가 죽음을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과연 신은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요?
흔히 신은 우리의 운명을 모두 정해놓았다고 합니다. 우리의 운명이 만약 해피엔딩이라면 결국 우리는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라도 해피엔딩을 맞이 할 것이고 우리가 만약 세드엔딩이라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우리는 세드엔딩입니다.
결국 영화라는 매개체는 이미 끝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 영화를 볼 때 주인공들의 결말을 모르고 극장으로 향하게 되죠. 이미 랑종 속 모든 인물들의 죽음은 정해진 것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들은 모두 끔찍한 최후를 당하는 결말이 정해져 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두 번째 보신다면 그들의 행동이 모두 한심하게 느껴질 것이죠.
우리는 운명에 대한 결말을 모르고 살아가죠. 그렇기에 우리는 의심을 품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항상 우리의 고통 속에서는 어디 있는지 모를 신의 존재를 의심하면서 결국 믿음과 의심이 공존합니다.
영화에서 '님'이 그랬던 것처럼요. 어쩌면 바얀 신은 선한 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신은 누군가를 심판하기도 하고 죄를 주기도 하는 존재이니깐요. 신의 화를 달래기 위해 의식을 하고 재물을 바치는 것을 통하여 우리 또한 신에 대한 믿음 사이로 항상 불신과 의심 그리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모든 것을 믿는 방법입니다. 이 또한 신의 선택 이리 라라는 믿음으로요. 그렇기에 어쩌면 영화는 더욱 잔인한 행동으로 우리의 믿음을 시험합니다.
극 중에서 빙의된 '밍'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본인의 회사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다가 많은 피를 흘리게 되지만 사실은 그건 단순히 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악귀에게 빙의된 것을 단순히 성적인 행동을 통해 그녀가 이상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오래 전의 방식이고 현재의 지금에 있어서는 조금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연출 방식이죠.
또한 굳이 강아지를 끓는 물에 넣어 죽이고 먹는 모습이나 굳이 아기를 물어뜯는 모습 이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지만 또 그렇기에는 너무 두려워 카메라를 통해 희미하게 비치는 모습을 통하여 관객들은 공포를 느끼는 것이 아닌 무조건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공포적인 면에서는 실패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후반 좀비가 되거나 관객들에게 조금은 억지적인 공포스러움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불쾌함만 남기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모든 것을 믿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영화를 본 여러분은 영화 속 모든 장면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을까요?
이 영화가 페이크 다큐를 선택하고 파운드 푸티지 방식을 택한 이유는 영화로만 볼 수 있는 관객의 시선을 조금이라도 좁혀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확 속에서도 여러분의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시험하게 하기 위한 것은 아녔을까요?
여러분이 강력하게 믿는 어떠한 존재가 만약 여러분에게 화를 입힌다면 여러분은 그 모든 것을 믿을 것인가요? 의심하실 것인가요?